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가 욕망을 주입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주입된 욕망의 양, 그 압력에 비례해 시장이 자라난다.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건 이미 늦다. 원하도록 만든 뒤 그 자리에 물건을 투하하는 것이 정답. 그래서 물건을 내놓기 전에 먼저 욕망을 생산해야 한다. 그건 먹으면 먹을수록 배고프게 만드는 것,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하기 시작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광고는 사방에서 들이닥친다, 인터넷 회선만 연결되면 어디선가 틀림없이 기어들어오는 웜 바이러스처럼. 잘 디자인된 욕망은 외곽선이 명료한 배고픔을 만들고 사람들은 그 외곽선에 딱 들어맞는 물건을 사다 삼켜 넣는다. 불행히도 누구에게나 지불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동병상련, 배고픔을 앓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같은 모양의 배고픔을 앓는 사람들은 서로를 더욱 잘 알아본다.
상표 붙은 욕망을 받아먹지 않으면 배고프지 않아도 된다. 티브이와 컴퓨터 스위치를 내리고 신문을 접어 치우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효과는 거둘 수 있다. 배고프지 않으니 여유롭고 행복하다. 허나 그 행복이 얼마나 갈까. 배고프지 않으니 배고픈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가까이 말 거는 방법을 잊게 된다. 돈 버는 능력치 감소. 급기야 뱃속의 진짜 위장이 당신에게 올려 붙이는 레드 카드.
Posted by saysix | 2006-10-17
Filed in 생각들
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한 후 오늘은 어떤 놈들이 낚였는지 가끔 데이터베이스를 들여다본다. 그물망 안에는 스팸 코멘트만 잡혀 있지 않다. 검색 로봇들도 몇 마리 낚여서 파닥거리고 있다. 다른 놈들은 잘들 다녀만 가는데 요 놈들은 어디가 어떻게 어리버리하길래 여기 누워 있나 싶어 귀엽다.
그러다가, 그저 프로그램의 흔적에 불과한 로그 기록을 두고 의인화시켜 귀여움을 느끼고 있는 나를 쳐다본다.
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나름의 해석을 가해서 받아들인다. 아니,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란 것이 있기는 한가? 각자 받아들이고 느끼는 시선의 수만큼 세상의 갯수도 늘어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어떤 빛깔, 어떤 냄새, 어떤 촉감, 어떤 소리들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해서 어떤 모습으로 구성해내고 있을까.
게임을 즐길 때 캐릭터의 성격을 실제 나와는 다르게 설정하곤 하는 것은 그래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 속에는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특히나 게임 속 세상은 모든 것이 허용되니 실제로 그렇게 하라면 비위가 안 맞아 못할 성격들 예를 들어, 풀 오브 레이디언스에서는 성질 급한 불한당, 노부나가의 야망에서는 권력욕에 사로잡힌 비열한 정치가, 울티마에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적 영웅심으로 안 해도 될 고생을 사서 하며 좌충우돌하는 전사, 듀크 뉴켐 3D에서는 느끼한 마초 난봉꾼, 마이트 앤 매직에서는 그저 불화를 피하고만 싶은 소심한 마법사 등 아주 문제가 많은 인물로 주인공을 설정해 두고 게임을 시작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긍정적인 인물이 더 좋고 그래서 좋은 인물로 설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스페이스 퀘스트에서는 비록 어리버리하지만 남을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행동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인물로, 둠에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 하는 강한 인물로, 벽돌깨기 알카노이드에서는 두려움에 맞설 줄 아는 힘을 가진 인물로 각각 주인공을 설정했었다. (벽돌깨기 게임에 이게 웬 뜬금없는 소린가 하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오프닝 부분에 외계인의 침공에 분연히 나선 주인공이 벽돌을 깨기 시작한다 -_-;; 는 설명이 나온다. 혹은 내가 그렇게 잘못 알고 있는 것일지도.) 실제의 나는 그다지 갖추지 못한 장점을 가진 긍정적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별로 소용이 없는 것이, 정신 차리고 보면 번번이 내 성격 그대로 게임 속 사건을 진행해 나가더라는 것이다.
“……”
데이터베이스를 닫고 나오며 슬며시 웃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앉았는 내가 귀여워서다. 잠깐 앉아서 망상을 하는 것도 나름 삶의 활력소가 되는 법이니, 이제 쉬는 시간 끝. 어른의 시선을 장착하고 다시 일어서기로 한다.
Posted by saysix | 2006-06-16
Filed in 완벽 잡담
방금 로봇들이 남기고 간 듯한 스팸 코멘트들을 지웠습니다. 검색 엔진에 노출되어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하여, Bad-behavior 라는 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했습니다. 이곳이 제한 없는 열린 공간이 되길 원했는데 스팸 로봇들의 눈에 발각되고 마는군요. 스팸 업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상황을 봐 가면서 충분치 않을 경우 플러그인 몇 개를 더 설치할 생각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필터링 때문에 덧글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시면 해결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일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Posted by saysix | 2006-06-06
Filed in 완벽 잡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