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리, 에피소드 하나
Wizardry, Proving Grounds of the Mad Overlord – 1981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1층부터 6층까지 내려가려면 보통 노가다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는 곳 길목마다 막아서서 덤벼드는 괴물들 때문에 정말 귀찮지요. 게다가 어떤 놈들은 우리 편 동료들의 레벨을 빼앗아 먹는 치사한 짓까지 서슴치 않으니… 그러다보면 13 레벨의 동료가 갑자기 11레벨로 떨어져버려 아니 내려간 것만 못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게다가 6층까지 내려가면서 나오는 괴물들 하나하나를 다 상대해 주다보면 나중에는 마법지수가 남아나지를 않아서 정작 6층에 도착했을 때는 다시 도망쳐 올라오는 길부터 찾기 바쁩니다.
오늘도 던전 1층에 내려온 우리의 동료들. 앞길이 막막하니 그저 미적대기만 했죠. 전사들이 앞장 서 주지 않으니 힘이 약한 마법사는 무료해졌습니다. 그래서 심심풀이로 공간이동 마법(malor)을 썼습니다. 어차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요. 이번에는 과감하게 그냥 지하 6층을 향해 때려버렸지요.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퍼버벅!!!”
“앗, 마법이 듣는다!”
그리고 미처 놀란 입을 다물기도 전에 모두 기절해 버렸습니다. 깨어나보니, 그들 앞에 쓸쓸히 놓여있는 묘비들. 거기에는 바로 자신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죠. 왕국을 위하여 장렬하게 전사한 용사들을 추모하는 장례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구요. 잠시 후 그들은 자신들이 모두 유령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너무 멀리까지 마법을 통해 이동하다 보니 충격이 컸거나, 지하 6층 자체에 요상한 마법이라도 걸려 있거나 했던 것이겠지요. 순간, 마법사 유령을 제외한 다섯 유령들의 째려보는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고, 그 시선을 받으며 멋쩍어진 마법사 유령은 공연히 딴전을 피우기만 하는데…
오늘의 교훈 :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