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블로그 열다

말은 줄이고 귀를 더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개인용 수다 공간인 블로그를 연다.

깔끔한 미니멀리즘이 마음에 들어 워드프레스를 블로그 도구로 택했는데 요즘 디자인 경향이 그런 건지 어느 스킨을 가져와 봐도 글자가 깨알처럼 작게 나온다. 디폴트 스킨을 그대로 쓰려고 했지만 한글이 너무 작게 출력되어 가독성 문제로 다른 스킨들을 뒤져 본 터였다. 워드프레스 스킨은 다행히 CSS를 적극 활용해서 디자인 요소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분리해 놓은 덕에 초보자도 쉽게 수정할 수 있었다. 중층 테이블 구조로 된 스킨이었다면 아마 그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포기하고 말았을 거다.

소스를 고치면서 서체 크기와 함께 레이아웃에 쓰이는 수치들도 가능한 한 상대값으로 수정해 놓았다. 그래야 더 크게 보고 싶은 사람이 웹 브라우저 화면을 확대하더라도 깨지지 않고 제 모양대로 출력될 수 있을 테니까. 파이어폭스나 익스플로러라면 보기 메뉴의 텍스트 크기 항목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아마 다른 웹 브라우저도 비슷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스킨 수정을 위해 필요해서 난생 처음으로 CSS와 xhtml 에 관해 알아보게 되었다. (난 이런 것들하고는 관련 없이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봐야 웹 문서 몇 개 찾아본 게 전부이긴 하지만.) 생초보로서 편법을 쓸 줄 모르다 보니 출시된지 오래되어 웹 표준을 제대로 반영해 주지 못하는 익스플로러에서는 원하는 화면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숙련자들은 익스플로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편법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한다. 여하튼 대충 어거지로 얼기설기 때워서, 화면이 이상하게 깨지는 부분들은 거의 바로잡았다. 여백에 관련된 버그 때문에 글 제목이 원래 자리에서 뒤로 밀려나는 부분을 아직 잡지 못했지만 차차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니면 빨리 다음 버전이 출시되거나.

가독성 좀 높이려고 시작한 스킨 수정이 너무 멀리 와 버린 느낌이다. 이쯤에서 멈춰야겠다. 레이아웃이 좀 찌그러질 뿐이지 글이 보이지 않는다든가 클릭이 되지 않는다든가 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나머지 자잘한 문제들은 앞으로 차츰차츰 해결하기로 하고.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아는 거 별로 없는 내가 이러저리 만지다 보니 참고했던 simpla 스킨의 깔끔한 세련미는 온데간데 없고 블로그가 만들다 만 듯한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뭐 어쩌겠나.

나는 이곳이 어떤 웹브라우저를 쓰는가에 관계없이, 각종 플러그인 설치를 하지 않아도, 심지어 자바 스크립트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

이제 당분간은 지난 글들을 옮겨올 생각이다.

15 Responses

  1. | 2006-04-04 at 12:29 pm

    안녕하세요. 글씨가 크니 색다르고 보기 좋네요.

  2. | 2006-04-04 at 3:57 pm

    드디어.. 오픈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3. 바다녀석(요샌 새호랑이) | 2006-04-04 at 4:19 pm

    바빠서 못들러보다가 이글루스 닫으신거 보고 글 꼼꼼히 읽고 달려왔지요.
    새 오픈 축하드려요. 그런데 여긴 글씨 정말 크다. 으하하하.

  4. saysix | 2006-04-04 at 5:08 pm

    위에 세 분, 1 2 3등 순위권 :-)

    글자 크기는 더 키울 생각이었는데 다들 크다 하시니 이쯤에서 슬며시 취소. 모니터 크기에 따라서는 어린이 명작 동화 분위기가 될 수도 있고 하니.

    또 한 번 느끼지만 바다의 변신은 무죄.

  5. crazy-yo! | 2006-04-09 at 6:01 pm

    식스님, 저도 왔어욤~ㅎㅎ

  6. saysix | 2006-04-09 at 10:43 pm

    crazy-yo! / 이사를 거의 마치셨군요. 저는 언제쯤이나… 아직도 에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땜질하느라 글 옮길 틈이 없네요.

  7. giantroot | 2006-04-11 at 6:07 pm

    깔끔해서 보기 좋군요. 이사 축하드려요~~

  8. | 2006-04-11 at 7:16 pm

    내 의도와 상관없이 내 공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불안한 것이고, 유도된 흐름이 수로와 수문을 조작해서 얻어진 것이라면 거기에 참여하면서 내 본래의 방향성과 강도가 유실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 전 블로그에 남기신 글 중 이 부분이 맘에 들어요.
    저도 출산 휴가 기간에 이글루스가 SK컴에 인수됐다는 소식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저는 게으름 때문에 아직도 네이버블로그를 쓰고 있지만 saysix님의 의도가 뭔지 잘 알겠어요..

  9. saysix | 2006-04-12 at 12:04 am

    giantroot / 깔끔함으로 봐 주시니 감사.

    펄 / 출산 기간 동안 블로그 비우셨을 때, 저도 눈팅 독자로서 펄 님 건강하게 퇴원하시길 기원했었답니다. 며칠 전 황사 이야기 보고 아가 생각하는 엄마 마음에 슬며시 웃고 나왔었는데, 여기서 뵙게 되다니 깜짝!

  10. 라디오키즈 | 2006-04-13 at 7:09 pm

    안녕하세요. saysix님.. 제 블로그에 글 남기셨기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잠시만 기달려 달라”는 메시지는 블로그의 내용이 다 로딩 된 후에 한번에 보여주기 위한 태터툴즈의 플러그인입니다..^^;

    saysix님 블로그는 워드프레스여서 당장 쓰실 수는 없겠지만 실력이 있으시다면 손을 보셔서 쓰실 수 있을지도..^^;; 플러그인에 관심이 있으실까봐 링크를 달아드립니다.

    http://www.tattertools.com/bbs/view.php?id=plugin&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6

  11. saysix | 2006-04-13 at 10:22 pm

    라디오키즈 / 그랬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접 이곳까지 오셔서 답을 주시다니 깜짝! 써 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페이지 열 때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말이 왜 출력되는지 궁금해서 슬쩍 여쭈어 본 거였습니다. 로딩되는 동안 잠시 화면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군요.

  12. iris2000 | 2006-04-19 at 8:36 am

    simpla 스킨의 변모가 인상적입니다.. 전 같은 스킨제작자의 jentri 스킨을 적용하려다가 fauna 스킨 커스터마이징한 것이 아까워서 아직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름만큼 깔끔한 모습이네요.

    * 고전게임 리뷰.. 다시 봐도 새롭습니다.

  13. saysix | 2006-04-20 at 12:39 am

    iris2000 / simpla 스킨은 사실 이미지와 디자인 컨셉만 빌려왔고, 내부적으로는 디폴트 스킨이에요. 디폴트 위에 껍데기만 simpla를 입힌 뒤, 마구마구 수정을 해 버린 짬뽕 스킨입니다. 아무리 GPL이라지만 이래도 되나 몰라요. 안 되는 거라면 다른 곳에는 비밀로 해 주세요. :oops:

  14. 자일리톨 | 2006-04-21 at 11:45 pm

    제가 Six님 글을 접하는 곳 마다 문을 닫더군요.
    하이텔이 그랬고 OGB가 그랬고… 나는야 불행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 ( –)y-~

    각설하고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 입니다.
    종종 들려서 발냄새 풍기고 가겠습니다.

  15. saysix | 2006-04-22 at 12:42 am

    자일리톨 / 다 자백하셨으니 앞으로 블로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게 다 자일리톨 님 때문이다… 라고 말하도록 하지요. :twi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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