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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 주인 가출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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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모든 걸 용서하마. 이제 그만 돌아오너라. 업데이트는 언제 하려고 그러니?</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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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잠깐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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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7 May 2008 14:43:57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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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오랜만에 라디오를 켰다. 단조롭게 받쳐주는 피아노를 타고 현이 흐른다. 처음 듣는 곡이지만 어느새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눈을 감았다.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어떤 밀도 높은 울림 또는 공명. 어느새 바깥의 소리는 사라지고 나는 조용히 몸을 바로 세운다. 좋은 느낌이다. 나는 아직 살아갈 날이 길다고 믿는다. 마음 속에 믿는 그 길이만큼 넓은 공간이 있어 음악이 울림을 가질 수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오랜만에 라디오를 켰다.</p>
<p>단조롭게 받쳐주는 피아노를 타고 현이 흐른다. 처음 듣는 곡이지만 어느새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눈을 감았다.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어떤 밀도 높은 울림 또는 공명. 어느새 바깥의 소리는 사라지고 나는 조용히 몸을 바로 세운다. 좋은 느낌이다. 나는 아직 살아갈 날이 길다고 믿는다. 마음 속에 믿는 그 길이만큼 넓은 공간이 있어 음악이 울림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남은 수명이 며칠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것을 안다면, 그래도 나는 이런 공명을 느낄 수 있을까? 마음 속에 그 길이만큼 좁아진 공간으로, 울림을 얻지 못한 음악은 거칠고 성마른 마찰음 정도로 떨어져 버리지 않을까?</p>
<p>불과 2-3분만에 음악은 끝났다. 연주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스위치를 올렸나 보다. 어떤 남자가 나와서 이 곡은 메시앙의 &#8216;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8217; 중 다섯 번째 곡이라고 말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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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킨 교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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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3 Sep 2007 10:58:12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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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워드프레스 2.2.3 버전 판올림을 오늘 단행했다. 이런저런 일로 바빠 미루고 미루던 일, 하고 나니 기분도 깔끔하다. 다만 지금까지 쓰던 스킨과 궁합이 잘 안 맞는다. 워드프레스는 다양한 스킨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 영문용이라 한글로 쓰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하여, 스킨을 새로 만들어 써 왔는데 워드프레스가 크게 판올림될 때마다 시간 들여 스킨 작업을 하려니, 이건 좀 아닌 것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워드프레스 2.2.3 버전 판올림을 오늘 단행했다. 이런저런 일로 바빠 미루고 미루던 일, 하고 나니 기분도 깔끔하다. 다만 지금까지 쓰던 스킨과 궁합이 잘 안 맞는다. 워드프레스는 다양한 스킨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 영문용이라 한글로 쓰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하여, 스킨을 새로 만들어 써 왔는데 워드프레스가 크게 판올림될 때마다 시간 들여 스킨 작업을 하려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p>
<p>다른 사람이 만든 기성품 스킨을 쓰기로 했다.</p>
<p><a href="http://www.plaintxt.org/themes/blogtxt/">blog.txt</a> theme by <a href="http://scottwallick.com/">Scott</a></p>
<p>시간을 얻는 대신 가독성을 양보한 셈. </p>
<p>&#8212;&#8212;&#8212;&#8212;<br />
9. 30. 수정</p>
<p>내친 김에 워드프레스 2.3으로 판올림했더니 blogtxt 스킨이 호환되지 않는다. (&#8230;&#8230;) 할 수 없이 예전 스킨을 급하게 땜빵 수정한 뒤 다시 불러왔다. 갈수록 땜질과 흠집으로 누덕누덕 얼룩져 가는 스킨 소스 코드, 이거 나중에 알아볼 수나 있으려나. <img src='http://saysix.net/wp/wp-includes/images/smilies/icon_sad.gif' alt=':-(' class='wp-smiley'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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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블로그 주소 바꿉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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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5 Apr 2007 06:28:53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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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saysix.pe.kr 에서 saysix.net 으로 바꿉니다. http://saysix.net 국제 도메인 쪽이 짧고 저렴하니 좋군요. 먼길을 가기 위해선 몸을 가볍게 해야 하죠. 이곳을 오래오래 유지하기 위해 결정했습니다. 가끔 가출에서 돌아올 때마다 흔적 남기겠습니다.]]></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aysix.pe.kr 에서 saysix.net 으로 바꿉니다.</p>
<p><a href="http://saysix.net">http://saysix.net</a></p>
<p>국제 도메인 쪽이 짧고 저렴하니 좋군요. 먼길을 가기 위해선 몸을 가볍게 해야 하죠. 이곳을 오래오래 유지하기 위해 결정했습니다. 가끔 가출에서 돌아올 때마다 흔적 남기겠습니다.</p>
]]></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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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고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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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7 Oct 2006 08:40:01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생각들]]></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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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가 욕망을 주입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주입된 욕망의 양, 그 압력에 비례해 시장이 자라난다.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건 이미 늦다. 원하도록 만든 뒤 그 자리에 물건을 투하하는 것이 정답. 그래서 물건을 내놓기 전에 먼저 욕망을 생산해야 한다. 그건 먹으면 먹을수록 배고프게 만드는 것,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가 욕망을 주입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주입된 욕망의 양, 그 압력에 비례해 시장이 자라난다.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건 이미 늦다. 원하도록 만든 뒤 그 자리에 물건을 투하하는 것이 정답. 그래서 물건을 내놓기 전에 먼저 욕망을 생산해야 한다. 그건 먹으면 먹을수록 배고프게 만드는 것,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하기 시작한다.</p>
<p>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광고는 사방에서 들이닥친다, 인터넷 회선만 연결되면 어디선가 틀림없이 기어들어오는 웜 바이러스처럼. 잘 디자인된 욕망은 외곽선이 명료한 배고픔을 만들고 사람들은 그 외곽선에 딱 들어맞는 물건을 사다 삼켜 넣는다. 불행히도 누구에게나 지불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p>
<p>동병상련, 배고픔을 앓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같은 모양의 배고픔을 앓는 사람들은 서로를 더욱 잘 알아본다.</p>
<p>상표 붙은 욕망을 받아먹지 않으면 배고프지 않아도 된다. 티브이와 컴퓨터 스위치를 내리고 신문을 접어 치우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효과는 거둘 수 있다. 배고프지 않으니 여유롭고 행복하다. 허나 그 행복이 얼마나 갈까. 배고프지 않으니 배고픈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가까이 말 거는 방법을 잊게 된다. 돈 버는 능력치 감소. 급기야 뱃속의 진짜 위장이 당신에게 올려 붙이는 레드 카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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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앉아서 하는 망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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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6 Jun 2006 07:48:22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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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한 후 오늘은 어떤 놈들이 낚였는지 가끔 데이터베이스를 들여다본다. 그물망 안에는 스팸 코멘트만 잡혀 있지 않다. 검색 로봇들도 몇 마리 낚여서 파닥거리고 있다. 다른 놈들은 잘들 다녀만 가는데 요 놈들은 어디가 어떻게 어리버리하길래 여기 누워 있나 싶어 귀엽다. 그러다가, 그저 프로그램의 흔적에 불과한 로그 기록을 두고 의인화시켜 귀여움을 느끼고 있는 나를 쳐다본다.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한 후 오늘은 어떤 놈들이 낚였는지 가끔 데이터베이스를 들여다본다. 그물망 안에는 스팸 코멘트만 잡혀 있지 않다. 검색 로봇들도 몇 마리 낚여서 파닥거리고 있다. 다른 놈들은 잘들 다녀만 가는데 요 놈들은 어디가 어떻게 어리버리하길래 여기 누워 있나 싶어 귀엽다.</p>
<p>그러다가, 그저 프로그램의 흔적에 불과한 로그 기록을 두고 의인화시켜 귀여움을 느끼고 있는 나를 쳐다본다.</p>
<p>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나름의 해석을 가해서 받아들인다. 아니,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란 것이 있기는 한가? 각자 받아들이고 느끼는 시선의 수만큼 세상의 갯수도 늘어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어떤 빛깔, 어떤 냄새, 어떤 촉감, 어떤 소리들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해서  어떤 모습으로 구성해내고 있을까.</p>
<p>게임을 즐길 때 캐릭터의 성격을 실제 나와는 다르게 설정하곤 하는 것은 그래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 속에는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특히나 게임 속 세상은 모든 것이 허용되니 실제로 그렇게 하라면 비위가 안 맞아 못할 성격들 예를 들어, 풀 오브 레이디언스에서는 성질 급한 불한당, 노부나가의 야망에서는 권력욕에 사로잡힌 비열한 정치가, 울티마에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적 영웅심으로 안 해도 될 고생을 사서 하며 좌충우돌하는 전사, 듀크 뉴켐 3D에서는 느끼한 마초 난봉꾼, 마이트 앤 매직에서는 그저 불화를 피하고만 싶은 소심한 마법사 등 아주 문제가 많은 인물로 주인공을 설정해 두고 게임을 시작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긍정적인 인물이 더 좋고 그래서 좋은 인물로 설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스페이스 퀘스트에서는 비록 어리버리하지만 남을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행동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인물로, 둠에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 하는 강한 인물로, 벽돌깨기 알카노이드에서는 두려움에 맞설 줄 아는 힘을 가진 인물로 각각 주인공을 설정했었다. (벽돌깨기 게임에 이게 웬 뜬금없는 소린가 하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오프닝 부분에 외계인의 침공에 분연히 나선 주인공이 벽돌을 깨기 시작한다 -_-;; 는 설명이 나온다. 혹은 내가 그렇게 잘못 알고 있는 것일지도.) 실제의 나는 그다지 갖추지 못한 장점을 가진 긍정적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별로 소용이 없는 것이, 정신 차리고 보면 번번이 내 성격 그대로 게임 속 사건을 진행해 나가더라는 것이다.</p>
<p>&#8220;&#8230;&#8230;&#8221;</p>
<p>데이터베이스를 닫고 나오며 슬며시 웃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앉았는 내가 귀여워서다. 잠깐 앉아서 망상을 하는 것도 나름 삶의 활력소가 되는 법이니, 이제 쉬는 시간 끝. 어른의 시선을 장착하고 다시 일어서기로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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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팸 필터링 플러그인 설치했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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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6 Jun 2006 14:51:18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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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방금 로봇들이 남기고 간 듯한 스팸 코멘트들을 지웠습니다. 검색 엔진에 노출되어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하여, Bad-behavior 라는 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했습니다. 이곳이 제한 없는 열린 공간이 되길 원했는데 스팸 로봇들의 눈에 발각되고 마는군요. 스팸 업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상황을 봐 가면서 충분치 않을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방금 로봇들이 남기고 간 듯한 스팸 코멘트들을 지웠습니다. 검색 엔진에 노출되어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p>
<p>하여, <a href="http://www.ioerror.us/software/bad-behavior/">Bad-behavior</a> 라는 스팸 필터링 플러그인을 설치했습니다. 이곳이 제한 없는 열린 공간이 되길 원했는데 스팸 로봇들의 눈에 발각되고 마는군요. 스팸 업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상황을 봐 가면서 충분치 않을 경우 플러그인 몇 개를 더 설치할 생각입니다.</p>
<p>경우에 따라서 필터링 때문에 덧글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시면 해결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일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p>
<p><img src="http://saysix.net/wp/images/saysix.png" alt="contact me" /></p>
]]></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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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플래시가 번쩍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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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2 Jun 2006 04:16:16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완벽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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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평소에는 플래시 실행을 웹브라우저 플러그인을 통해 막고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데, 어쩌다가 열기라도 하면 화면이 번쩍번쩍 난리도 아니다. 예를 들면, 로그인 창이나 네비게이션 메뉴를 플래시로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무개념 사이트에 부득이 들어가야 할 경우. 슬쩍 눈을 흘기고 한숨 한번 쉬어준 후 플러그인 설정을 임시로 바꾸어 주곤 한다. 화면이 번쩍거리면 눈이 아프고 정신이 어수선해져 정작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평소에는 플래시 실행을 웹브라우저 플러그인을 통해 막고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데, 어쩌다가 열기라도 하면 화면이 번쩍번쩍 난리도 아니다. 예를 들면, 로그인 창이나 네비게이션 메뉴를 플래시로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무개념 사이트에 부득이 들어가야 할 경우. 슬쩍 눈을 흘기고 한숨 한번 쉬어준 후 플러그인 설정을 임시로 바꾸어 주곤 한다.</p>
<p>화면이 번쩍거리면 눈이 아프고 정신이 어수선해져 정작 목표했던 콘텐츠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번쩍거림은 자기를 봐 달라고, 관심 좀 가져 달라고 애원하는 몸짓일 터.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와 인간적 욕망이 매달려 있다. 이게 지나치면 예전 삼성전자처럼 살균세탁 광고로 수많은 사람들의 비위를 뒤집어 놓고도 광고 각인 효과가 뛰어나서 성공이라고 자축하는 파렴치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하튼,</p>
<p>영세업체든 대기업이든 어떤 점에서는 마찬가지. 극소수를 제외하면 그 안에 꼽혀 있는 사람들의 삶은 언제나 팍팍하다. 화면이 한번 번쩍거릴 때마다 메마른 경쟁과 강고한 현실적 압박 속에 부러지고 터져나가는 누군가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아 집중력은 더욱 떨어진다.</p>
<p>얼른 볼일 보고 사이트를 나온 후 플러그인 재가동.</p>
<p>번쩍이지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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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임 취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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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May 2006 15:26:14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게임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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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루니아 전기&#8217;라는 게임의 G-Star 공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지금 넥슨에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아니메 감성의 온라인 게임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앞 부분, 구름 아래로 새들이 날아오르고 강을 따라 흔들리듯 화면이 새들을 따라 움직이면 어느새 그 움직임을 받아 성벽 아래 풀들이 흔들립니다. 감성적인 바이올린 선율에 띄워진 화면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이 영상을 홀린 듯 앉은 자리에서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8216;루니아 전기&#8217;라는 게임의 G-Star 공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p>
<p>지금 넥슨에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아니메 감성의 온라인 게임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앞 부분, 구름 아래로 새들이 날아오르고 강을 따라 흔들리듯 화면이 새들을 따라 움직이면 어느새 그 움직임을 받아 성벽 아래 풀들이 흔들립니다. 감성적인 바이올린 선율에 띄워진 화면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이 영상을 홀린 듯 앉은 자리에서 서른 번은 돌려본 것 같습니다.</p>
<p>머엉~하니&#8230; 그럴 때가 있지요. 마음이 푹 젖어들어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릴 수 없는 때 말입니다.</p>
<p>하지만 기쁨은 잠시, 중반 이후에는 선동적인 리듬을 타고 전투와 살육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음악 리듬이 바뀌려는 찰나 저는 영상을 멈추고 다시 앞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재생 버튼 클릭. 이렇게 대략 서른 번을 반복했던 겁니다. 그러면서,</p>
<p>제가 온라인 게임, 특히 수천 수만 명이 모여 복닥거리는 롤플레잉 게임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오늘 또 다시 떠올립니다. 그건 이를테면 무력감 같은 겁니다. 늘상 일어나는 다툼과 살육 속에서 그걸 멈출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 온라인 게임 속 세상을 보면 참 아름다운 경치가 많습니다. 저 동영상 앞부분처럼. 그런데 그 속에서 피칠갑을 해 대며 서로 싸워야 한다는 거, 그게 참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구요. 일시적으로 평화가 찾아왔다 하더라도 그건 휴식의 시간일 뿐, 엔딩없는 게임 시스템은 끝없이 피묻은 분쟁 속으로 달려나가길 종용합니다. 플레이어는 아무리 강력한 힘을 얻었다 하더라도 전쟁 자체를 종식시킬 수 있는 힘은 없습니다. 그런 스토리는 허락되지 않지요. 개발자로서도 극한의 갈등과 투쟁, 그리고 무한 반복을 게임 속에서 제거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건 이미 MMORPG가 아닐 테니까요.</p>
<p>누구나 동의하는 이야기겠지만 게임을 하는 건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어디서 즐거움을 느끼는가는 다 다르지요. 그래서 좋아하는 게임도 다릅니다. 제가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아마 제 나름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건 다 같이 행복해지는 것. 우습지만 그게 제가 갖고 있는 판타지입니다. 여러 처지와 욕망이 부딪치고 갈등을 빚어내며 강자의 횡포가 억눌린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곳, 게다가 부조리 그 자체가 기본 원리인 듯 보이는 곳, 현실은 사실 그렇습니다. 다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애를 쓰고 있는 거죠. 피곤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잠시나마 지친 마음을 누일 공간이 필요하기에 아닌 줄 알면서도 판타지를 갖는 거지요.</p>
<p>게임 속 공간은 제게는 휴식처와 같습니다. 비록 누군가의 욕심에 의해 혹은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억울한 갈등과 불합리한 억압이 발생하더라도 끝내는 잘 해결되고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저는 거기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말해 놓고 나니 좀 쑥쓰러운데 게임에서 작품성이라든가 하는 대단한 걸 찾는 게 아니라는 거죠. 아줌마들이 티브이 3류 드라마를 보면서 즐기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아줌마들 역시 드라마 속의 이야기가 판타지인 걸 모르지 않거든요. 그냥 알면서도 그렇게 즐기는 겁니다.</p>
<p>온라인 게임보다는 싱글 게임들이, 그 중에서도 어드벤처 게임들이 이런 내러티브 구조에 더 적합해 보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나온 작품들만 봐서는 그렇습니다. 그 안에서는 온라인 게임들과 달리 주인공이 무력하지 않지요. 어떻게든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어찌 되었든 결론을 맺고 엔딩을 맞이합니다. 게임 속 세상도 세상이니 엔딩 이후에도 삶은 계속 되겠지만 저는 거기까지만 참여하고 그 세계에서 나옵니다. 여하튼 행복을 이루어냈다는 뿌듯함을 안고 말이죠.</p>
<p>물론 이건 제 경우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엮이고 어울리는 것을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흥분을 느끼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시뮬레이션 같은 가상 체험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런 식으로 나열하다 보면 끝이 없을 겁니다. 그만큼 각양각색 좋아하는 게임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p>
<p>게임 동영상에 나온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길래, 그곳이 곧 피로 물들 것이(온라인 게임이니까) 어쩐지 안타까워 잠깐 했던 생각인데 쓰다 보니 길어졌군요.</p>
<p>&#8212;&#8212;&#8212;&#8212;&#8212;<br />
앞에 올려두었던 동영상 링크는 삭제했습니다. 루니아 사이트, 예전에는 동영상을 많이 링크해 달라는 문구와 함께 딥 링크로 끌어갈 수 있는 소스까지 공개했길래 연결해 두었던 건데, 지금은 정책이 바뀐 듯하네요. 링크 주소도 바뀌었고 링크를 허용한다는 문구도 보이지 않는군요. 서버에 부담을 주는 공개 정책을 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작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저도 링크를 내립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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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니아와 장사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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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May 2006 14:34:37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생각들]]></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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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마니아는 자신의 취향을 따르고 장사꾼은 타인의 취향을 따른다. 마니아가 더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깊고 넓게 아는 이는 장사꾼이다. 한 시대의 문화가 &#8216;어떻게 바라보고 관계 맺을 것인가&#8217;에 대한 집단 내 구성원들의 응답이 쌓이고 모여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구성원인 타인의 욕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야말로 보다 튼튼한 앎을 위한 기초가 된다. 그러고보면 세상은 묘하게도 공평하다. 이것은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마니아는 자신의 취향을 따르고<br />
장사꾼은 타인의 취향을 따른다.</p>
<p>마니아가 더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br />
깊고 넓게 아는 이는 장사꾼이다.</p>
<p>한 시대의 문화가 &#8216;어떻게 바라보고 관계 맺을 것인가&#8217;에 대한<br />
집단 내 구성원들의 응답이 쌓이고 모여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한다면,</p>
<p>그 구성원인 타인의 욕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야말로<br />
보다 튼튼한 앎을 위한 기초가 된다.</p>
<p>그러고보면 세상은 묘하게도 공평하다.</p>
<p>이것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만 통할 수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 체제 밖을 상상하기 힘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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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임과 어밴던웨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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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30 Apr 2006 08:07:07 +0000</pubDate>
		<dc:creator>saysix</dc:creator>
				<category><![CDATA[게임 잡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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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자료실을 갖춘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종종 이런 글이 올라오곤 한다. &#8220;이제 몇 년 지났으니 이 게임 자료실에 올려도 되지 않나요? 빨리 올려주세요.&#8221; 혹은, &#8220;이제 몇 년 지났으니 이 게임 저작권 풀리지 않았나요? 빨리 올려주세요.&#8221;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제 협정인 베른조약에 의하면 저작권은 저작자의 사후 50년까지로 규정되어 있다. 단체 명의 저작물은 공표 후 50년이다. 우리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자료실을 갖춘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종종 이런 글이 올라오곤 한다.</p>
<p>&#8220;이제 몇 년 지났으니 이 게임 자료실에 올려도 되지 않나요? 빨리 올려주세요.&#8221;</p>
<p>혹은,</p>
<p>&#8220;이제 몇 년 지났으니 이 게임 저작권 풀리지 않았나요? 빨리 올려주세요.&#8221;</p>
<p>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제 협정인 베른조약에 의하면 저작권은 저작자의 사후 50년까지로 규정되어 있다. 단체 명의 저작물은 공표 후 50년이다. 우리 나라도 96년에 가입했으니 게임 출시 후 몇 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라면 당연히 저작권이 살아 있을 터, 위의 두 번째 요청은 처음부터 성립될 수가 없다. 하지만 첫 번째 요청은 언뜻 비슷해 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좀 복잡한 문제를 담고 있다. 이른바 어밴던웨어 문제다. 어밴던웨어는 어밴던(abandon, 버리다)과 웨어(ware, 상품)의 합성어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버려진 상품을 말한다. 버려진 상품이라니? 언뜻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8216;출시된지 오래 되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 소프트웨어&#8217;를 말한다고 보면 된다. 오래 되면 오래 된 거지 따로 개념화시켜 어밴던웨어라 부를 건 또 뭔가? 이유가 있다.</p>
<p>저작권 관렵 법에 따르면 보호받는 일정 기간 동안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서는 누구도 마음대로 저작물을 사용하거나 출판, 배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느 정도 예외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원칙은 그렇다. 게임도 저작권 법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엄연한 창작물인만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게임은 주로 제작사 이름으로 발매되므로 단체 명의 저작물로 취급하여 발표 후 50년 동안은 배타적인 권리가 인정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르면 2004년 현재 기준으로 1954년 이후에 나온 게임들은 공개 게임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 함부로 복제,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50년대라면 아직 컴퓨터는 커다란 덩치의 학술용 도구였을 뿐, 게임이나 하고 놀기(?)에는 너무도 비싼 기계였던 시절이 아닌가. 당연히 전자 게임은 개념조차 잡혀 있지 않던 때였다. 이후 전산 전문가들이 심심풀이 유희용 프로그램을 짜서 놀던 것이 발전되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전자 게임이 출시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에 들어서부터.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접할 수 있는 모든 전자 게임은 공개 게임이 아닌 이상 저작권이 살아 있다는 말이 된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 저작권도 소멸될 것이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발표 후 50년 동안 저작권은 계속 유효하며, 누군가에게 상속되어 계속 존속하게 된다. 저작권자가 포기하거나 공개 선언을 하지 않는 한은 말이다.</p>
<p>그런데 이쯤에서 문제가 좀 생긴다. 50년이 아니라 그 오분의 일인 10년만 지나도 많은 게임들이 품절되어 시장에서 사라진다. 여기서 어떤 간극이 생긴다.</p>
<h4>■ 떳떳한 도둑질?</h4>
<p>10년이 아니라 20년이 지나도 소수일망정 그 게임을 찾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파는 곳이 없다는 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작사도 안다. 그러나 소수를 위해 새로 CD나 DVD 등의 미디어를 찍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본전도 못 뽑기 때문이다. 중고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10년 넘은 게임도 정품을 구할 수 있긴 하지만 대단히 제한적이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는 도저히 게임을 구할 수 없을 때 게이머는 스리슬쩍 불법 복제로 눈을 돌릴 수 있다. 바로 그 경우에 해당되는 게임이 어밴던웨어다. 말하자면 저작권을 어기는 불법 복제라는 점에서는 떳떳할 수 없지만, 이제 막 출시된 게임이나 한창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게임을 막무가내로 불법 복제해서 즐기는 일과는 그래도 구별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p>
<p>그런데 도둑질이라는 점에서 어차피 마찬가지라면 의도가 좀 덜 뻔뻔스럽다고 해서 구별하고 용인해 줄 필요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한된 범위 안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는 편의상 간단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어밴던웨어는 그렇게 단순한 이유만으로 성립된 개념이 아니다.</p>
<p>대개의 디지털 문화가 그렇듯, 소프트웨어 산업도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고 있다. 더 발전된 기능과 편리함으로 버전 업을 거듭하는 가운데 구 버전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사용 가치를 상실한다. 더이상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어밴던웨어가 되는 것이다. PC 게임은 기술적 도구라기보다는 문화 상품의 성격을 갖고 있어 시장에서 생명력이 상대적으로 길기는 하지만 각종 하드웨어와 기술 발전에 많이 종속되어 있어 책과 같은 전통적 미디어에 비한다면 역시 지속 기간이 짧다. 멀리 갈 것도 없다. 10년 전 게임들만 살펴 봐도 알 수 있다. 94년도면 주로 DOS 기반 게임들이 나오던 때다. 지금과 같은 XP 기반에서는 제대로 실행조차 되지 않는 게임들이다. 운영 체제뿐만이 아니다. 하드웨어 호환성도 떨어진다. 지금의 AGP 그래픽 카드로는 당시의 VESA 그래픽을 재현해 내는데 문제가 있으며, PCI 사운드 카드는 당시의 ISA 사운드 카드와 호환되지 않아 소리를 들려주지 못한다. 에뮬레이터가 있긴 하지만 불완전하다. 그래서 업체 입장에서는 오래된 게임을 현재 시장에 내놓는 것이 부담스럽다. 판매를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렇게 변화된 환경 아래에서는 사후 지원에 들여야 하는 노력이 판매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을 훨씬 능가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프로그램을 새로 짜지 않고서 사후 지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새로 미디어를 찍어 내는 것만 해도 큰 부담인데, 이건 아닌 거다. 차라리 품절 선언을 해 버리고 다른 작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 결국 게임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p>
<p>하지만 고전 게임 커뮤니티들이 여기저기 생겨나는 것에서 보듯 어떤 이들은 그 게임을 지금도 즐겨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길이 없다. 그래서 판매가 중지된 게임들을 불법 복제를 통해 즐기는 것이다. 이미 판매가 중지되었으므로 업체에게는 금전적 손실을 주지 않으리라 믿으면서. 래리 시리즈를 만들어 유명한 알 로위는 &#8220;내 작품이 소멸될 바에야 사람들이 다운로드해서 즐겨주는 쪽이 더 좋다&#8221;고 말했을 정도니 만든이에게도 그리 배척받는 개념은 아닌 듯하다. 철 지난 게임들이 품절되어 사라지고 소비자들에게도 잊혀져 없어져 버리는 것보다는 누군가 계속 즐겨 주는 사람이 있고 동시에 기억되고 연구되는 쪽이 게임계 전체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위해서도 확실히 바람직할 것이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8216;유희&#8217;의 문화며 유희는 &#8216;향유하는 행위&#8217; 그 자체와 함께 보존되고 이어지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어밴던웨어가 주장되는 또다른 이유다.</p>
<p>자, 그렇다면 게임에서 어밴던웨어는 만든이도 만족하고 소비자도 만족하고 업체도 손해를 보지 않으니 다 같이 하하 웃으며 해피 엔딩으로 가는 길이라 결론 내려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p>
<h4>■ 양날의 칼, 어밴던웨어</h4>
<p>우선 업체 입장에서는 애써 만든 게임을 소비자들이 허락도 없이 돌려가며 즐기는 것이 반갑지 않을 것이다. 단지 감정적인 문제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손해가 없을 테니 업체도 그다지 마음 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지나치게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한 것이다. 오래된 게임일지언정 그 업체가 리메이크나 합본 시리즈 등을 통해 재발매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어떤 다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어밴던웨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며 공공연하게 불법 복제를 행한다면 소비자 스스로 정품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차 버리는 것이고 업체에게도 손해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다. 설령 현재로서는 아무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업체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 필요하다면 어정쩡한 어밴던웨어가 아니라 프리웨어로 공개할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철 지난 게임에 어밴던웨어라는 명분을 주어 죄의식 없이 불법 복제를 행하는 것보다는 프리웨어 공개를 요청하고 설득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어밴던웨어가 광범위하게 인정된다면 의도는 아닐지언정 시장에서 게임이라는 상품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p>
<p>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남는데, 바로 기준의 문제다. 구체적인 게임 상품을 두고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밴던웨어냐 아니냐를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시장에서 품절되어 구할 수 없게 되면 그 시점부터 어밴던웨어가 되는 것인가? 아니면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예를 들어 6 -7년 정도) 어밴던웨어가 되는 것인가? 국내외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고전 게임 사이트들은 각자 기준을 갖고 있다.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각자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는 건 바꾸어 말하면 널리 공인된 구체적 원칙이 없다는 것이며,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이 바로 옆에서 넘실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p>
<p>게임에서 어밴던웨어는 양날의 칼이다. 시간 속에 묻혀 가는 작품들을 다시 불러와 생명을 이어주는가 하면, 간접적이긴 하지만 상품으로서의 수명을 단축시켜 창작자의 의욕을 꺾기도 한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어밴던웨어가 일반화되면 몇 년 지난 게임은 불법 복제를 통해 즐겨도 괜찮다는 의식이 자리잡혀 버릴 수 있다.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면죄부 삼아 급기야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면 충분히 팔릴 수 있는 게임조차 덩달아 일찌감치 퇴출되어 버릴 수 있다.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들. &#8220;이제 몇 년 지났으니 자료실에 올려도 되지 않나요?&#8221;라는 질문은 이런 위험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다. 몇 년만 지나면 게임은 다운로드받아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저런 식으로 말을 할 수 없다. 그리하여 그 몇 년이 지나면 이곳저곳 고전 게임 커뮤니티나 자료실을 통해 불법 복제본이 돌게 되는 것이다. 구할 수 없어서 복사하기 시작한 건데, 복사하다 보니 구할 수 없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더 나아가서 위의 요청에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8220;아쉽게도 그 게임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게임입니다.&#8221; 아쉽다니?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이 아니고? 여기서 또 한 걸음 나아가면 드물지만 이런 글도 올라온다. &#8220;업체가 돈독이 올라서 5년이나 지난 게임을 아직도 판다!&#8221;</p>
<p>이래서는 카피레프트 운동이 불법 복제와 공유를 정당화하는 발판으로 오해된 것처럼, 어밴던웨어도 애초의 취지가 변질되어 와레즈를 비호하는 개념으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소비자 입장에서 어밴던웨어라는 개념을 주장하려면 먼저 어떤 예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물과 함께 저작자의 &#8216;의견&#8217;을 존중하는 의식 말이다.</p>
<p>2004. 12.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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